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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의 벽이 무너졌다 — 런던마라톤, 인류 최초의 공식 서브투

KorMarathon 에디터 · 2026.04.26

'마의 2시간'을 깬 날, 2026년 4월 26일 런던 마라톤에서 육상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쓰였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Sabastian Kimaru Sawe)가 1시간 59분 30초의 세계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마라톤계가 수십 년간 꿈꿔 온 '마의 2시간'은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무너졌다. 더 놀라운 것은 그 11초 뒤였다.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케젤차(Yomif Kejelcha)가 1:59:41로 뒤따라 들어오며, 단 하나의 레이스에서 두 명이 인류가 불가능하다 여겼던 그 벽을 함께 허물었다.

그날 런던에서 벌어진 일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 그룹은 2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사웨와 케젤차는 30km를 넘어서도 두 선수가 나란히 달리며 끝없는 밀당을 이어갔다. 승부는 마지막 지점에서 갈렸다. 사웨가 결정적인 가속을 가하며 차이를 벌렸고, 그 격차는 결승선에서 11초가 됐다.

3위 제이콥 키플리모(Jacob Kiplimo, 우간다) 역시 2:00:28로 골인해 이전 공식 세계 기록(2:00:35, 2023년 고 켈빈 킵툼)보다 7초 빠른 기록을 남겼다. 단 한 레이스에서 상위 3명 모두가 종전 세계 기록을 앞질렀다는 사실은, 2026년 TCS 런던마라톤이 인류 마라톤 역사상 가장 빠른 단일 레이스였음을 증명한다.

최종 결과

순위선수국적기록비고
1Sabastian Kimaru Sawe케냐1:59:30세계 신기록, 인류 최초 공식 서브투
2Yomif Kejelcha에티오피아1:59:41역대 2번째 공식 서브투, 마라톤 데뷔전 최고 기록
3Jacob Kiplimo우간다2:00:28이전 세계 기록보다 빠름

사바스티안 사웨 — 조용한 혁명가

사바스티안 사웨(1995년 또는 1996년생)는 케냐 리프트 밸리 출신이다. 어린 시절 학교까지 매일 달리며 자랐고, 800m 전 국가기록 보유자인 외삼촌의 영향을 받아 달리기에 눈을 떴다. 이탈리아인 코치 클라우디오 베라르델리 밑에서 훈련하는 그는 케냐 카프사벳을 베이스 캠프 삼아 조용하고 분석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

마라톤에 전향하기 전, 그는 이미 세계 로드 달리기 선수권(하프 마라톤)과 세계 크로스컨트리 선수권에서 케냐의 단체 금메달에 기여한 바 있다. 2024년 12월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02:05로 풀마라톤에 데뷔했고, 2025년 런던 마라톤을 제패한 데 이어 이번 2026년에 2연패와 동시에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나는 할머니를 위해 달린다. 내가 힘들 때마다 그분의 얼굴이 떠오른다." — 사바스티안 사웨

요미프 케젤차 — 데뷔전에서 역사를 쓴 사나이

요미프 케젤차는 본래 실내 1마일 세계 기록 보유자 출신의 중장거리 스페셜리스트였다. 마라톤 전향 자체가 이미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가 이 레이스 전에 "2시간 이내는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발언했다는 점은 더욱 아이러니를 더한다.

그의 1:59:41은 역대 마라톤 데뷔 기록 중 가장 빠른 기록이자, 에티오피아 국가 기록이다. 그리고 당연히 인류 역사상 두 번째 공식 서브투다. 데뷔전에서 서브투라니 — 육상 역사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2시간을 향한 인류의 여정 — 역사적 기록 연표

이 역사적인 날이 얼마나 긴 여정의 끝이었는지 이해하려면, 마라톤 세계 기록의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

연도선수기록대회의미
1908조니 헤이스 (미국)2:55:18런던 올림픽42.195km 표준 거리 최초 공인 기록
1952짐 피터스 (영국)2:18:40폴리테크닉 마라톤2:20 벽 최초 돌파
1988벨라네 다인사모 (에티오피아)2:06:50로테르담 마라톤10년간 유지된 기록
2003폴 터갓 (케냐)2:04:55베를린 마라톤2:05 벽 최초 돌파
2008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에티오피아)2:03:59베를린 마라톤인류 최초 2:04 돌파
2013윌슨 킵상 (케냐)2:03:23베를린 마라톤또 다른 기록 경신
2014데니스 키메토 (케냐)2:02:57베를린 마라톤최초 2:03 돌파
2018엘리우드 킵초게 (케냐)2:01:39베를린 마라톤당시 공인 세계 기록
2019엘리우드 킵초게 (케냐)1:59:40.2INEOS 1:59 챌린지(비엔나)⚠️ 비공인 — 기록 공인 불가 조건으로 설계된 레이스
2022엘리우드 킵초게 (케냐)2:01:09베를린 마라톤공인 세계 기록 경신
2023켈빈 킵툼 (케냐)2:00:35시카고 마라톤당시 공인 세계 기록, 최초 2:01 돌파
2026사바스티안 사웨 (케냐)1:59:30TCS 런던마라톤인류 최초 공인 서브투, 현 세계 기록

INEOS 1:59 챌린지에 대하여

2019년 10월 12일, 엘리우드 킵초게는 비엔나에서 1:59:40.2의 기록으로 마라톤 거리를 완주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세계육상연맹으로부터 공인되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 레이스는 오직 기록 달성만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로테이션 방식으로 교체되었고, 레이저 유도 페이스 차량이 코스를 안내했으며, 최적화된 평탄 코스가 구성됐다.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일반 공인 대회 규정에 맞지 않았기에, 기록은 '세계 최고 기록'이 아니라 역사적 퍼포먼스로만 남아 있었다.

그로부터 약 6년 반 뒤, 2026년 4월 26일 런던에서 일반 마라톤 대회에서 공인 서브투가 마침내 이루어졌다.

너무 빨리 떠나버린 천재 러너 켈빈 킵툼

2026년 이전 인간 최초 공식 서브투(1:59:40.2)는 2019년 엘리우드 킵초게가 달성했으나 비공인 기록이다. 공인 세계 기록(2:00:35)은 케냐의 켈빈 킵툼이 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기록이다. 그는 당시 불과 2:00:35로 골인하며 '마의 2시간'까지 단 35초 차이를 남겨놓았다. 그러나 킵툼은 2024년 2월 교통사고로 2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기록은 2026년 4월 사와에 의해 경신될 때까지 2년 이상 유지됐다.


이 기록이 왜 '4분의 벽'만큼 위대한가

1954년 5월 6일, 로저 배니스터는 1마일(약 1.6km)을 3분 59.4초에 달려 인류가 불가능하다 여겼던 4분의 벽을 깼다. 당시 의학계에서는 인간의 심장이 4분 이내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그러나 배니스터가 그 벽을 무너뜨린 뒤 46일 만에 또 다른 선수가 같은 벽을 돌파했다. 불가능은 어느 날 갑자기 가능이 됐고, 그 뒤로 수백 명이 4분 이내를 달렸다.

마라톤 2시간의 서사는 정확히 같은 구조를 따랐다. 수십 년간 생리학자들은 42.195km를 2시간 이내에 달리는 것이 인간 심폐 능력의 한계에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킵초게의 비공인 도전은 그 가능성의 문을 열었고, 2026년 런던에서 두 명이 동시에 그 문을 통과했다.

마라톤 서브투의 의미는 기록 그 자체보다 크다. 인간 한계에 대한 패러다임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역사가 보여주였듯이 이제 더 많은 선수가 2시간 이내의 기록을 달성할 것이다.

2시간의 벽이 무너진 이 날, 어떤 러너는 자신의 서브포를 꿈꾸고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러너는 서브쓰리를 향해 달리고 있을 것이다. 벽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리고 앞에는 더 많은 벽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 벽은 다시 무너질것이라 생각된다.

오늘 사웨가 무너뜨린 벽이 러너들의 다음 레이스에서 더 큰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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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이미지 출처: Sabastian Kimaru Sawe 인스타그램 @sabastiansawe

    마라톤 2시간의 벽 돌파 — 2026 런던마라톤 Sabastian Sawe 세계 신기록 1:59:30 | KorMarathon | KorMarat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