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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 러닝 용어 사전

KorMarathon 에디터 · 2026.04.21

처음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고 러너들 사이에 섞이는 순간, 그들의 대화가 마치 외국어처럼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늘 존투로만 달렸어. 배번 아직이던데" 등등 러닝 단톡방이나 주변 러너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분명 한국어인데 무슨 말인지 도통 감이 안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괜히 나만 못 끼는 어려운 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안심하세요. 이 낯선 단어들은 알고 보면 매우 단순한 개념들입니다. 러닝 용어를 이해하는 순간, 여러분의 달리기는 단순한 취미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오늘 이 글에서 러닝의 기본 용어를 제대로 배워두면, 다음 번 그 대화 속에 당당히 끼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기록과 속도를 말하는 기본 단위들

러닝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렸는지를 나타내는 기본 단위들인데, 이걸 익히고 나면 자신의 달리기를 훨씬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페이스

자동차에 시속이 있다면 러너에게는 페이스가 있습니다. 페이스는 1km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합니다. 만약 1km를 6분 30초에 달렸다면 페이스는 6분 30초, 줄여서 육삼공이라고 부릅니다. 시속은 빠를수록 숫자가 커지지만, 페이스는 반대로 숫자가 작아질수록 더 빠른 것이라는 점에서 처음에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1km를 5분에 달리는 것이 6분에 달리는 것보다 훨씬 빠른 것이죠.

달리기를 막 시작한 초보자라면 보통 킬로당 6분 30초에서 7분 30초 사이의 편안한 페이스로 시작하는 것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체력을 키우는 데 가장 좋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빠른 페이스를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페이스가 빨라지는 즐거운 마법을 경험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숫자가 아니라 내일도 달릴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케이던스

케이던스는 1분 동안 발이 바닥에 닿는 횟수를 말합니다. 달릴 때의 발걸음 빈도, 즉 얼마나 빠릿빠릿하게 발을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엘리트 마라토너들은 보통 1분에 180번 내외로 발을 구르지만, 초보자 대부분은 160번 안팎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이던스를 높이는 것이 왜 중요한지 물으신다면, 이것은 곧 보폭을 줄이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보폭이 지나치게 넓으면 착지할 때 발이 몸의 중심보다 훨씬 앞으로 나가게 되어 무릎과 발목에 강한 충격이 집중됩니다. 반면 케이던스를 높이고 보폭을 좁히면 충격이 분산되어 정강이 통증, 무릎 통증 같은 초보 러너들이 흔히 겪는 부상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하지만 굳이 180회를 목표로 억지로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신체 컨디션이 다르니 참고만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많은 스마트워치에서 케이던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주니, 한 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 최고 기록

달리기를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숫자에 진심이 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5km, 10km, 하프마라톤, 풀코스 마라톤 등 각 거리에서 자신이 달성한 가장 빠른 기록을 개인 최고 기록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Personal Best라 하여, 앞 글자를 따서 줄여 피비(PB)라고 부릅니다.

개인 최고 기록을 깨는 순간의 희열은 러닝을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기입니다. 10초라도 기록이 줄어드는 그 뿌듯함 때문에 아침 일찍 이불을 박차고 나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달리기를 이제 막 시작했다면, 기록보다 완주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기를 권합니다.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한 경험, 포기하지 않고 달려낸 시간이야말로 초보 러너가 쌓아야 할 가장 소중한 개인 최고 기록입니다. 숫자로 남는 기록은 달리기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훈장 같은 것이니까요.

어떻게 달려야 할까? 훈련 방식 용어

밖에 나가 그냥 자유롭게 달리는 것도 당연히 좋지만, 목적에 따라 훈련 방식을 조금씩 달리하면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러닝 커뮤니티에서 자주 등장하는 훈련 방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조깅

조깅은 누구나 이미 아는 단어이지만, 사실 모든 러닝 훈련의 가장 근본이 되는 핵심입니다. 옆 사람과 대화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편안하게, 느긋하게 달리는 것을 뜻합니다. 달리면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적절한 조깅 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깅의 진짜 가치는 심폐 지구력의 기초를 쌓는 데 있습니다. 느리게 오래 달리면서 심장과 폐가 더 효율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 기반 위에서 스피드 훈련 같은 고강도 훈련이 가능해집니다. 프로 선수들도 전체 훈련의 70~80%를 이 조깅으로 채운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 놀랍지 않으신가요? 느리게 달리는 것이 결코 게으른 것이 아닌, 가장 현명한 훈련 방식인 것입니다.

심박수 영역 훈련과 존투

스마트워치가 널리 보급되면서 러닝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중 하나가 된 개념입니다. 우리 심장이 뛰는 속도, 즉 심박수에 따라 달리기 강도를 여러 단계의 영역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훈련 방식입니다. 보통 1영역부터 5영역까지 나뉘며, 각 영역은 최대 심박수 대비 퍼센트로 구분됩니다.

이 중 2영역, 즉 존투(Zone 2)는 최대 심박수의 약 60~70% 수준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대체로 숨이 크게 차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가 가능한 강도입니다. 이 구간의 강도로 달리면 우리 몸은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훨씬 더 많이 태우기 시작합니다. 체중 감량이나 건강 관리가 목표라면 존투 훈련이 특히 효과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존투 강도에서는 근육에 피로 물질인 젖산이 거의 쌓이지 않기 때문에, 훈련 후 회복이 빠르고 다음 날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습니다. 꾸준히 달리고 싶은 입문자에게 존투 훈련은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방식입니다.

장거리 저강도 훈련

주말 이른 아침 한강 공원에 나가보면 천천히 긴 거리를 달리는 러너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칩니다. 이들은 장거리 저강도 훈련, 현장에서는 영어 이름의 첫 글자를 따 엘에스디(LSD: Long Slow Distance) 훈련을 하는 중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평상시 달릴 때보다 속도를 훨씬 낮추되, 달리는 거리나 시간을 크게 늘리는 것입니다. 강도는 낮지만 오랜 시간 지속되는 이 훈련은 몸이 장시간 움직임에 적응하도록 만들어 근지구력과 심폐 기능을 동시에 끌어올립니다. 하프마라톤이나 풀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는 러너라면 이 훈련은 절대 빠져선 안 될 필수 코스입니다.

처음 엘에스디 훈련을 시도할 때는 평소 달리는 거리의 1.2~1.5배 정도에서 시작하고, 매주 10%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점진적 가속 훈련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달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속도를 높여나가는 훈련입니다. 러닝 동호회에서는 빌드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훈련의 매력은 몸을 자연스럽게 달리기에 맞는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달리면 심장과 근육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부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반면 빌드업 방식으로 시작하면 몸에 충분한 웜업 시간이 주어지고, 후반부에 속도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강도 높은 훈련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정신력 훈련이 된다는 것입니다. 뒤로 갈수록 힘든데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라톤 후반 고비에서의 끈기는 이런 훈련을 통해 서서히 길러집니다.

대회장에 가면 들리는 말들

땀 흘려 훈련한 결과를 직접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결국 출발선 앞에 서게 됩니다. 처음 대회에 나가면 현장의 열기에 압도되는 것도 모자라 낯선 단어들이 쏟아져 당황하기 쉽습니다. 미리 알아두면 그 현장이 훨씬 익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배번표

대회에 참가 등록을 마치면 받게 되는, 참가자 고유 번호가 크게 인쇄된 종이를 배번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대회 전에 택배로 수령하며, 옷핀 네 개를 사용해 상의 앞면에 단단히 고정하여 착용합니다.

배번표 뒷면에는 기록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얇은 전자 칩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 칩이 출발선과 결승선의 매트를 밟을 때 신호를 인식해 기록을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배번표를 절대로 구기거나 접어서는 안 됩니다. 칩이 손상되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공식 기록이 남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출발 기준 시간과 도착 기준 시간

마라톤 대회는 출발 신호와 함께 수백 명에서 수만 명이 그룹별로 시간차를 두고 출발합니다. 이때 신호가 울린 순간부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걸린 총 시간을 건 타임(Gun Time)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총소리가 난 순간을 기준으로 재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대형 대회에서는 참가자가 너무 많아, 출발 신호가 울려도 실제로 내 발이 출발선을 밟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 대기 시간까지 포함하면 공정한 기록이라 보기 어렵겠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넷 타임(Net Time)입니다. 내 발이 실제로 출발 매트를 밟는 순간부터 결승 매트를 밟는 순간까지를 측정한 순수 달리기 기록입니다. 배번표 뒷면의 칩이 이를 자동으로 계산해 줍니다. 마라톤 세계에서 나 이번에 몇 분에 들어왔어라고 말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항상 이 넷 타임입니다. 대회의 공식 기록 역시 넷 타임을 기준으로 순위가 매겨집니다.

급수대

장거리를 달릴 때는 수분 보충이 기록과 건강 모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갈증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몸은 탈수 상태에 접어든 이후이므로, 갈증이 느껴지기 전부터 미리미리 마시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회 코스 곳곳에는 이러한 수분 보충을 위해 물과 이온 음료, 때로는 바나나 같은 간식을 제공하는 테이블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급수대입니다. 코스 길이에 따라 보통 5km 간격으로 설치되며, 달리면서 테이블에 비치된 물컵을 집어서 마시면 됩니다.

급수대를 통과할 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컵을 받자마자 세게 마시려 하지 말고 컵의 윗부분을 살짝 접어 입구를 좁혀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마시면 빠르게 달리는 상태에서 흘리기 쉽거든요. 그리고 급수대 근처에서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틀면 뒤따라오는 러너와 충돌할 수 있으니, 좌측이나 우측으로 빠지며 통과하는 예의도 잊지 마세요.

알아두면 더 즐거운 추가 용어들

대회를 몇 번 나가고 러닝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단어들도 있습니다.

서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기록보다 짧은 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을 뜻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은 서브포로, 풀마라톤을 4시간 이내에 완주했다는 의미입니다. 서브쓰리는 3시간 이내 완주로, 동호인 수준에서는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러너라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는 분이라면 완주를 첫 번째 목표로 삼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2026년 4월 26일 런던마라톤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서브투(2시간 이내 완주)가 달성되었습니다. 관련 내용은 2시간의 벽이 무너졌다 — 런던마라톤, 인류 최초의 공식 서브투에서 확인해보세요.

웜업과 쿨다운

달리기 전에 몸을 서서히 깨우는 준비 운동이 웜업, 달리기가 끝난 뒤 몸을 서서히 가라앉히는 정리 운동이 쿨다운입니다. 많은 초보 러너가 이 두 과정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생략하는데, 사실 이 두 단계야말로 부상을 막고 근육 회복을 빠르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웜업으로는 가볍게 걷거나 동적 스트레칭을 5~10분간 해주고, 쿨다운으로는 마지막 1km를 천천히 걷거나 정적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충분히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달리기를 오래 즐기고 싶다면 이 습관부터 들이세요.

인터벌 훈련

일정 거리나 시간을 전력으로 달리고, 그에 맞먹는 시간을 가볍게 걷거나 조깅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훈련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400m를 전력으로 달리고 200m를 천천히 걷는 것을 여러 세트 반복하는 식입니다. 힘들지만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유산소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데 이만한 훈련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 기초 체력이 쌓인 다음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제 이 기초 언어들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달리기 세계에 한 발 더 깊이 들어가 보세요. 러닝 앱 속 숫자들이 이전과 다르게 보이고, 러닝 커뮤니티의 대화들이 귀에 쏙쏙 들어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달리기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훨씬 더 달리기가 재미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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